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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걱정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100년 후 어떤 여름을 살게 될까

by 팹랩 2026.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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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후 2126년의 여름은 어떨까

 

매년 달라지는 여름 겪으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든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100세가 되는 2126년의 여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어렸을 때 생각했던 여름은 더우면 그늘에 들어가고, 밤이 되면 어느 정도 선선해지는 계절이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아이들에게 여름은 전혀 다른 의미의 계절이 될지도 모른다.

기온이 40℃를 넘는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학교와 직장의 활동 시간이 달라지고, 냉방시설이 갖춰진 집인지 아닌지가 삶의 질뿐 아니라 건강과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 말이다.

그리고 그런 미래의 일부는 이미 유럽에서 시작되고 있다.

유럽의 폭염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유럽은 현재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대륙이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럽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의 기온 상승 속도는 세계 평균의 두 배 이상이다. 2025년에는 유럽 지역의 최소 95%가 평년보다 높은 연평균 기온을 경험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더위가 남유럽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2025년에는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등 북극권에 가까운 지역에서도 30℃를 넘는 날이 이어졌다. 북극권 안에서조차 장기간 폭염이 발생하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2026년에도 유럽의 폭염은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6월 폭염 당시 평소보다 사망자가 크게 증가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의 초기 집계에 따르면 6월 24일 이후 평상시와 비교해 약 1,000명의 추가 사망이 관찰됐고, 사망자의 85%가 65세 이상이었다.

폭염은 이제 단순히 "날씨가 너무 덥다"는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죽고, 학교가 멈추고,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며 도시 전체의 기능이 흔들리는 재난이 되고 있다.

우리가 기억하는 여름과 아이들이 기억할 여름은 다를 수 있다

지금의 어른들에게 35℃는 '정말 더운 날'이다. 물론 가까운 일본도 이 기온을 웃돌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될까?

40℃에 가까운 폭염이 반복된다면 아이들은 여름방학을 단순히 여행하고 뛰어노는 기간이 아니라 야외활동을 피해야 하는 계절로 기억할 수도 있다.

이미 대부분의 학교는 체육수업은 실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건설·배달·농업·물류처럼 야외에서 일하는 직업은 한낮의 노동이 어려워지면서 이른 새벽이나 저녁 중심으로 업무시간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생각하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생활 패턴'조차 기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집의 가치도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집을 고를 때 지금보다 훨씬 중요해질 조건이 있다.

바로 '더위를 얼마나 잘 막을 수 있는 집인가'다.

지금은 전망, 교통, 학군, 면적을 먼저 생각하지만 미래에는 단열 성능과 냉방 효율, 차양시설, 환기구조, 정전 시 냉방 유지 가능성 등이 중요한 주거 조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럽의 상황은 이를 잘 보여준다.

오랫동안 비교적 온화한 여름을 전제로 도시와 건물을 만들어왔던 유럽은 갑작스럽게 강해진 폭염에 적응하는 데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2026년 분석에서도 유럽 가구의 에어컨 보급률은 약 23% 수준으로 추산됐으며 미국의 약 90%와 큰 차이를 보인다. 폭염이 강해질수록 기존 건물을 냉방 가능한 구조로 바꾸는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다.

미래의 주택은 단순히 에어컨을 많이 설치하는 방향만으로 갈 수도 없다.

외부 열을 차단하는 고성능 단열재, 햇빛을 막는 외부 차양, 옥상과 벽면의 녹화, 자연환기, 고효율 냉방,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장치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하는 집이 필요해질 것이다.

거기다 해수면과 집중 호우들이 심각해지면서 저지대, 평지에 위치한 집이 꼭 좋은 위치의 집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100년 뒤에는 40℃가 평범한 날씨가 될까?

여기서는 조금 조심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현재의 기후과학으로 2126년 특정 도시의 여름 기온이 정확히 몇 도가 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미래 기온은 앞으로 인류가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방향만큼은 분명하다.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될수록 극심한 폭염이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2015~2025년은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11년이었다. 2025년 세계 평균기온 역시 산업화 이전보다 약 1.4℃ 높은 수준이었다.

1~2℃라는 숫자는 작아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느 한 도시의 오늘 기온이 30℃에서 32℃가 된다는 뜻이 아니다.

지구 전체의 장기 평균이 이동한다는 의미다.

평균이 올라가면 그 끝에 존재하는 극단적인 날씨도 함께 움직인다.

과거에는 수십 년에 한 번 경험했던 폭염이 한 세대에 여러 번 찾아올 수 있고, 과거의 기록적인 최고기온이 미래에는 더 이상 특별한 기록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기후변화 이야기를 하면 흔히 전기 절약이나 일회용품 줄이기부터 떠올린다.

물론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그것보다 훨씬 큰 변화다.

첫 번째는 온난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에너지 생산과 산업, 교통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다면 적응만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두 번째는 이미 시작된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다.

도시는 더 많은 나무와 그늘을 만들어야 하고 건물은 더위를 견딜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학교와 요양시설에는 안정적인 냉방시설이 필요하며 폭염이 발생하면 혼자 사는 노인과 취약계층을 확인하는 시스템도 더 촘촘해져야 한다.

세 번째는 폭염을 재난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태풍이 오면 대비하고 폭설이 내리면 제설작업을 하는 것처럼, 40℃에 가까운 폭염 역시 도시 전체가 대응해야 하는 자연재해로 바라봐야 한다.

우리가 결정하는 것은 2126년의 '정확한 기온'이 아니다

100년 뒤 지구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미래가 완전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인지, 어떤 도시를 만들 것인지, 어떤 에너지를 사용할 것인지에 따라 2126년의 모습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기후변화 문제에서 중요한 질문은

"100년 후 지구가 몇 도가 될까?"가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이렇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태어난 아이들에게 어떤 여름을 남겨줄 것인가?"

에어컨이 없으면 견디기 어려운 여름인지,

한낮에는 밖에서 뛰어놀 수 없는 여름인지,

매년 산불과 가뭄과 폭염을 걱정해야 하는 여름인지,

아니면 지금보다 더워졌더라도 충분히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와 사회를 만들어 놓을 것인지 말이다.

지금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100년 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시작된 변화다.

그리고 지금 태어나는 아이가 100세가 되는 2126년의 여름은 결국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나는 없을 것이다. 괜스레 글로 쓰니 슬퍼진다.

20년 뒤 만 보아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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